무슨 생각하니60 왕십리야 고맙고 미안해 왕십리 하면 무엇이 떠오르십니까? 교통 요충지? 아니면 곱창인가요? 김흥국입니까? 이제 김흥국은 뺍시다. 아무튼 저는 1999년부터 왕십리 주변에 살았습니다. 대충 따져도 20년이 넘네요. 근데요, 저 여러분께 푸념 좀 하겠습니다. 왕십리 주민들이 뭘 잘못했는지는 몰라도 온 우주가 ‘괜찮은’ 카페와 식당의 왕십리 입성을 막고 있는 게 분명합니다. 우주는 좀 과장이고 적어도 암흑의 세력의 존재는 분명히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제가 커피에 눈 뜨고 친구들과 카페에 들락날락하기 시작한 게 고등학교 땐데요. 아메리카노에 눈 찌푸리고 겨우겨우 설탕시럽 타 마실 때니까 커피 맛은 당연히 잘 몰랐을 거고, 그저 제대로 된 카페라면 오래 앉아 떠들 수 있는 푹신한 소파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카페를 골랐던 .. 2025. 3. 27. 한글 레터링 디자인 워크숍 수강 회고 타이포그래피를 중심으로 그래픽 디자인과 가까워지면서 그동안 떠오르는 모양대로 글자들을 그려보고, 스캔 후 디지털 환경에서 벡터화하는 과정을 몇 차례 해보았다. 작업한 글자들이 내가 만든 포스터나 홍보물 등에 활용되는 것을 보니 기분이 요상하면서도 뿌듯했다. 하지만 누군가의 코칭 없이 혼자서 하다보니 결과가 나와도 '정말 이렇게 하면 되는 걸까?', '중간에 빠트린 과정이 있진 않을까?' 하는 의문이 매 작업마다 항상 뒤따랐다. 의문에 휩싸여 결과물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나오기도 했고. 이런 의문을 해소하고 실제 현업에 계신 분들의 프로세스를 엿보고 싶어서 레터링 워크숍을 등록했다. 진작에 레터링 수업을 왜 안들었냐? 한다면... 왜 안 찾아봤겠나. 많은 레터링 디자인 워크숍이.. 2025. 3. 9. 보이지 않는 것이 보일 정도로 고등학교 근현대사 교과서 가장 마지막 부분에 짧게 한토막으로만 쓰여있는 현대 정권 파트는 항상 시시하게 훑고 넘겼다. 선생님들도 난이도가 낮음을 알았기 때문에 중간, 기말고사에 2000년대 정부는 문제로 내지 않았다. 사제간 합의된 이런 안일함이 무색하게 하루하루 무거운 역사를 감각하고 있는 요즘이다. 전 세계와 온 국민이 주시하는 사건이 현재 진행 중이다. 좀처럼 말이 없는 나의 말문을 더 막히게 한 사건이다. 이 소란의 말도 안 되는 정도를 헤아리자니 한이 없고, 주동자가 얼마나 제정신이 아닌지에 대해서 가늠해 보자니 아득해질 뿐이다. 계엄이 곧 무소불위의 권능이라 착각한 사람의 이번 내란 사건은 얼마나 많은 삶의 자전축을 틀어놓았을까? 아마존에 서식하는 나비의 작은 날갯짓이 텍사스에 돌풍을 일.. 2024. 12. 17. 그래픽 디자이너들의 교집합과 차집합 ddp 개관 10주년 기념 특집 강연 《그래픽 디자이너들의 교집합과 차집합》에 다녀왔다. 인스타그램 광고가 엄청 떴었다. 메타 프로모션 타겟 중 어떤 쪽에 내가 걸렸을까 궁금했었는데, 슬기와민, 신신이 연사로 등장하여 각각 세션을 맡았다고 하여 오래 망설이지 않고 신청. 마침 초가을에 방문했던 매거진라이브러리에서 열리는 강연이기도 하고, 참가비도 따로 받지 않아 부담 없이 참석했다. 시작하기 15분 정도 전에 도착해서 막 줄이 생길 때 입장했는데 나중엔 줄이 길어져서 행사 시작이 20분정도 지연되었다. 입장 시 커피와 다과 센스에 감동. 강연은 두 개의 부로 나누어져 1부에 슬기와민이, 2부에서 신신이 이끌었다. 두 팀에서 그동안 해온 작업들을 소개하고, 어떤 아이디어에서 출발해서 이렇게 결과가 나왔.. 2024. 12. 2. 브레인스토밍을 위한 대담 사 - 사회자안 - 안점점 2024. 12. 1. 구태여 기구해지지 말기 운명에 관한 생각을 정신없이 늘어놓겠다. 읽는 이들은 게슈탈트 붕괴에 주의하시오. 자고로 뭇사람의 운명은 애당초 정해져 있다고 했다. 이 말에 동의한다. 그렇게 믿는 쪽이 편하다. 그래서 굳이 고르라고 하면 나는 운명론자다. 내가 이 늦은 새벽까지 운명에 관한 글을 쓰고 있는 이유는 당연히 내 운명이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글쓰기의 샘이 고갈되어 전부 내팽개치고 싶어질 때, 실제로 쓰던 글을 던져버리고 침대로 향한다면 그것도 나의 운명이고, 처연한 욕심을 삼키고 마침내 글을 완성해서 금요일 저녁 글모임에 참석해도 마찬가지다. 이렇게 운명에 관한 글쓰기를 두고 두 가지 경우로 나누는 행위조차 미리 정해져 있던 운명이 뿌린 자잘한 부스러기다. 만약 당신이 이 글을 지금 읽고 있다면, 그건 당신 몫의 .. 2024. 11. 24. 이전 1 2 3 4 ··· 10 다음